지난 몇년간 개똥이네집을 보아온 독자입니다. 윤구병선생님, 장차현실선생님, 그리고 가을이네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늘 보리를 믿기에 보리에서 내는 글이나 책은 일단 믿는 구석이 있답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그런데 처음으로 조금 화가 나는 글을 읽었습니다.제도교육의 대안을 찾는 사람들 꼭지에 실린 단비씨의 글을 읽다가 솔직히 너무 놀랐습니다. 단비씨의 남과다른길에 대해서도 조금 할말이 있긴 하지만 그건 단비씨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린 것이겠기에 뭐라할 말이 없습니다. 단비씨의 건투를 빌뿐이지요. 그런데 단비씨의 어머니가 단비씨에게 했다는 말이 몹시 걸립니다. 단비씨의 어머니는 공교육안에서 학생을 가르치시는 분이시군요. 그런데 공교육 3년의 시간이 의미가 없으니 대안학교를 가라고 하신 모양입니다. 마치 우리속에 갇힌 아이들같은 공교육속 아이들의 모습에 저는 잠시 마음이 아팠습니다. 물론 수없이 노력을 하고 진지하게 고민을 하셨겠지요. 그래서 실망도 더 컸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대안학교가 귀족학교화 된 현실에서 그래도 학교를 믿고 맡겨야하는 이땅의 부모들에게 그 말은 칼날처럼 아팠습니다. 저또한 아이를 공교육에 맡겨야하는 힘없는 부모지요. 보리에게도 조금 실망했습니다. 혹시 보리는 개똥이네집을 보는 독자들을 일반독자와 차별을 두고 있는건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생겼습니다. 그래도 저는 공교육의 힘을 믿고자 합니다.공교육현장에서 오늘도 아이들을 위해 온정성을 쏟고 있을 선생님들을 믿으려고 합니다. 그건 교육의 힘을 믿는것과도 같습니다. 일반학교에서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판단할 수있는 기회가 없다는 단비씨 어머니의 말씀이 여전히 쓰리고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도 없이 제도교육안에서 힘겹게 성장해가는 우리 아이들을 믿고 선생님을 믿겠습니다. 그분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그야말로 단 비와 같은 분들이 될 것을 마음으로 바래봅니다. 그들의 건투를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