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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오롯이 만나는 시간 -초판 한정 ‘어느 날 쓰는 나만의 일기장’ 포함

어느 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무선 | 152×225 mm | 188 쪽 | ISBN 9791163142782

소설가 이경혜의 첫 에세이집. 이경혜 작가는 열세 살부터 비밀 일기를 쓰기 시작해 50년째 150권이 넘는 일기장에 꾸준히 일기를 써 왔다. 숙제처럼 생각되는 일기를 끊임없이 쓸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일기를 쓰면 어떤 점이 좋을까? 어느 날 쓰기 시작한 일기가 어떻게 습관이 되었는지, 일기를 쓰면서 남달리 경험했던 울고 웃는 에피소드들을 책 속에 함께 담았다. 이경혜 작가는 ‘일기’를 한자 풀이대로 ‘하루의 기록’이라 풀이하지 않는다. 오히려 날마다 써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거짓되지 않은 마음으로 ‘진실하게 자기 이야기를 쓰는 글’이라고 말한다. 새해에 일기쓰기에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어른

펴낸날 2023-01-30 | | 글 이경혜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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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소설 대표 작가 이경혜의 첫 에세이집
   50년 동안 꾸준히 써 온 일기를 펼쳐 보이다
청소년 소설 대표 작가이자, 그림책 번역가로 잘 알려진 이경혜 작가의 첫 에세이가 출간됐다. 작가는 어린 시절 5년 동안 일기를 써 왔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고 그 사람을 따라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숙제 검사를 맡기 위해 학교에 내야 하는 형식적인 일기가 아닌,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는 부끄러운 고백도 고스란히 담은 ‘비밀 일기’를 쓴 것이다. 그렇게 열세 살 때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는 50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 왔고 지금까지 써 온 일기장만 해도 무려 150여 권이 된다.
《어느 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나와 오롯이 만나는 시간》은 작가 이경혜가 평생 동안 써 온 일기와 일기를 쓰며 있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한 권에 담은 책이다. 십 대 때 어느 날 문득 쓰게 된 일기가 습관이 되었고 훗날 《안네의 일기》의 주인공 안네가 살았던 집에 가 보기도 하며, 집을 비운 날 갑자기 도둑이 들어 수십 년 동안 써 온 일기장을 도둑맞을 뻔한 적도 있다. 이처럼 일기에 얽힌 울고 웃는 일들과 더불어 오래도록 써 온 일기가 자기에게 어떤 의미인지 마치 친구에게 수다를 떨듯이 편안하게 말한다. 특히 아무에게도 자신의 일기를 보여 주지 않겠다는 다짐을 깨트리고 책 곳곳에 50년 동안 써 온 일기를 발췌해 실었다. 평생을 소설을 쓰고, 번역을 해 온 이경혜 작가에게 이 일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작가는 “‘나의 일기’에 대한 이야기라 일기를 발췌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일기를 인용하니 책이 더욱 생생해지고, 일기를 써 보라는 자기 이야기를 더 설득력 있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기를 써 오며 겪었던 경험을 독자들도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가의 소중한 일기장을 내보인 것이다.

 

❚ 일기, 오래 써 보니 이리 좋더라!
   일기 쓰는 인류이자 일기생활자가 전하는 일기 쓰기 바이러스
이경혜 작가는 처음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던 목표 기간인 5년보다 열 배나 더 긴 50년을 써 오면서 깨달은 일기 쓰기의 좋은 점을 전한다. 몇 가지만 말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일기장을 펼치면 언제 어느 때고 일기를 쓴 그때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마치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해 주는 타임머신처럼 말이다. 또, 살다 보면 내가 내 인생에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나 엑스트라로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일기에서만큼은 오로지 내가 주인공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더라도 일기를 쓰면서 자신을 존중하며 살아나갈 수 있다. 그리고 이경혜 작가는 그 어느 때보다 일기를 쓸 때 자신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껍데기가 아닌 자신을 중심에 놓고 자신과 오롯이 마주하는 시간을 일기를 쓰면서 가져 보라고 강력하게 권한다.
스스로를 ‘일기 쓰는 인류’라 부르는 이경혜 작가가 전하는 일기 쓰기 비법은 딱 한 가지. 날마다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일기를 쓸 때 ‘진실하게 자기의 이야기를 쓰는 것’뿐이다. 그리고 남들이 다 쓰는 방식이 아닌, 자기만의 일기 쓰기 형식을 찾아 쓰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 낱말을 기록하는 열쇠말 일기, 주제를 정해 일기를 써 나가는 테마 일기,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일기를 써는 엽서일기나 교환일기, 종이 일기장에 국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SNS·메신저·녹음 일기처럼 그 방법은 다양하다. 자기 마음이 내켜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이면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 이 책을 읽고 일기 쓰기를 새롭게 다짐하는 독자들을 위해 ‘어느 날 쓰는 나만의 일기장’을 부록으로 함께 선물해, 이 책이 일기 쓰기에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되어 줄 것이다.

 

❚ 한 소녀의 성장기이자 번역가와 소설가로 생을 벼려 나가는 이야기
꿈과 재능을 가진 열세 살 소녀는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딸 둘을 둔 엄마가 되었고, 생활인으로 그림책을 번역하고 소설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 격변하는 시대에 사회 변화를 위해 힘을 보태는 한 사람으로 살아온 이야기, 여자로, 작가로, 생활인으로 삶을 살아 나간 모습이 일기 속에 그대로 담겨 있다. 일기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발췌한 일기를 읽으며 한 사람의 생의 변화를 어렴풋하게나마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글 쓰는 사람으로 그림책 번역을 하고, 소설을 쓰면서 느꼈던 성취감, 좌절감 들을 고스란히 드러낸 일기도 함께 실어, 평소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이경혜 작가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이경혜 작가의 독서 편력과 음악, 미술, 영화, 드라마를 총망라하는 호기심과 애정도 함께 느낄 수 있다.


▮ 저자 소개
이경혜 | 글
일기 쓰는 인류이며, 일기 중독자이다. 이경혜란 이름으로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쓰고, 영어와 불어로 된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기며, 이후경이란 이름으로 일반 소설을 쓴다. 책을 비롯한 모든 종이, 바다를 비롯한 모든 물, 고양이를 비롯한 모든 동물, 산신령을 비롯한 모든 신, 만년필을 비롯한 모든 문구류, 폭풍을 비롯한 모든 바람, 바흐와 신해철을 비롯한 모든 음악가를 좋아한다.
1992년 문화일보 동계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2001년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아동문학 단행본 부문, ‘SBS 한국미디어대상’ 그림책 번역 부문 우수상, 2011년 ‘김만중문학상’ 금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낸 책으로는 그림책 《행복한 학교》《새를 사랑한 새장》, 동화 《사도사우루스》《마지막 박쥐공주 미가야》《유명이와 무명이》《책 읽는 고양이 서꽁치》, 청소년 소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그 녀석 덕분에》《그들이 떨어뜨린 것》, 소설 《저녁은 어떻게 오는가》《달의 항구》《저녁의 편도나무》들이 있다.


▮ 본문 중에서

나는 이렇게 오래 일기를 썼고, 오래 쓰다 보니 이런 일도 있었고, 오래 쓰다 보니 이런 점도 좋더라, 자랑하면서 당신도 써 보라고 유혹하는 책. 내 자랑이 누군가의 마음 줄을 건드려 그도 나 같은 경험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고 단 한 사람이라도 오래도록 일기를 쓰게 된다면 나로서는 가장 큰 기쁨이 될 것이다._10쪽

 

진실의 쾌감이 중독을 불러오고, 그것이 결국 습관이 된 과정, 그것이 없었다면 내 일기장은 어느 옛날에 일련번호가 멈춘 채, 해마다 1월 1일부터 몇 장 쓰다가 그만두는 흔해 빠진 일기로 그쳤으리라. 그런데 그 중독과 습관의 힘으로 계속 끊어지지 않은 채(흐름이 끊어지지 않았을 뿐 날마다 쓴 건 아니지만) 일기를 써 오다 보니, 중독은 더욱 깊어지고, 습관은 더욱 몸에 붙었다. 습관은 다른 무엇보다 힘이 세다. _28~29쪽


일기가 아니면 요즘은 만년필 쓸 일도 거의 없다. 예전엔 편지 쓸 때라도 만년필을 썼지만 요즘은 편지 쓰는 일도 없으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 좋아하는 만년필로 사각거리며 일기를 쓰는 시간은 내게 치유의 시간이기도 하다. 일기를 잘 쓰기 위해서 만년필로 쓰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만년필을 쓰고 싶어서 일기를 계속 쓰는지도 모르겠다. _65쪽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비슷한 기분을 문득 느끼게 되어 일기장 첫 장에 ‘나를 둘러싼 이 아늑하고도 무한한 힘……’이라는 말을 적었고, 그 뒤로는 일기장이 바뀔 때마다 첫 장에 이 말을 계속 써 넣고 있다. 새로이 이 말을 적을 때마다 나는 그 순간의 감동을 다시 음미해 본다. 그러면 아무리 힘들고 절망에 빠져 있더라도 다시금 조용한 평화를 느끼게 된다. 내게는 주문 같은 말이다. 다시 외워 본다. 나를 둘러싼 이 아늑하고도 무한한 힘……. _68쪽


세상에서 ‘주인공’이라 불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되어 세상을 살아가고, 심지어는 ‘실패자’로 불리며 살아간다. 그러나 일기라는 대하소설 속에서 나는 언제나 ‘주인공’이다. 세상이 나를 뭐라고 부르든, 아니, 스스로 자기를 어떻게 낮춰 보든 내가 쓰는 일기의 주인공은 무조건 ‘나’일 수밖에 없다. _75쪽


어쨌든 이 일기를 읽으면 나는 바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 그날 그랬지, 하고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처럼 바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 물론 다른 사람은 이 글을 읽어도 같은 경험을 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은 이 일기를 종이에 적힌 ‘글’로만 읽을 뿐이다. 그러나 나는 바로 그 자리로, 과거의 내가 되어 이동을 한다. 그것은 현재의 내가 회상하고, 추억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다. 그것은 그대로 다시 살아 보는 경험이다. 나는 다시 소녀가 되고, 젊은이가 되고, 사랑도 하고, 고통도 겪어 보며 그 삶을 몇 번이고 다시 산다. 과거를 고쳐 내지는 못해도, 몇 번이고 다시 과거를 경험할 수 있는 기쁨, 몇 번이고 되살아 보는 경이로움! _83쪽


태어나면서 받았던 뒤죽박죽인 퍼즐 한 상자를 받은 그대로 들고 떠난들 어떠랴. 그것은 또 그것대로 무심한 듯 멋져 보인다. 그러나 나는 내 인생의 퍼즐 조각들이 이루는 그림을 조금이라도 알고 가는 인생이 더 마음에 든다. 엉망진창 엎어 놓은 퍼즐들을 그대로 다시 들고 떠나는 삶보다는, 그것을 조금이라도 맞춰 보고 ‘아, 내 인생은 이런 그림이었구나!’ 하고 알고 가는 삶을 더 좋아한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니 호기심이 조금이라도 채워지는 쪽을 더 만족스러워할 뿐이다. 그것이

전부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기 쓰기의 좋은 점이 하나 더 생긴다고 볼 수 있겠다. _105~106쪽

 

일기를 쓴다는 것, 그런 시간을 갖는다는 것, 그런 행위를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나 자신과 오롯이 만나는 일이다. 그럴 때에만 우리는 살아 있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 일을 일기 쓰기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일기를 쓸 때면 나 자신과 오롯이 만나기가 다른 일을 할 때보다 쉽다. 껍데기로 휩쓸려 지내다가 중심을 자기에게 놓고 무엇이라도 끼적거리는 그 순간은 진정으로 살아 있는 시간이었다. 어쩌면 그 힘으로 인생을 버텨 왔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하루 한 시간이라도 진정으로 살아 있는 순간을 누릴 수 있다면 남은 스물세 시간의 무의미함을 견딜 수 있는 존재이니까. _111~112쪽

 



글을 열며


일기, 시작은 이러하였다
하느님을 심부름꾼으로 삼다
‘진실’의 힘에 중독되다
중독되어 습관이 되다
이중 일기를 쓰다
천사 언니와 헤어지다

 

일기, 멈추지 않고 흘러갔다
해마다 기념일을 챙기다
‘안네 하우스’에 가다
일기장을 도둑맞을 뻔하다
딸들에게 일기를 읽히다
일기장은 차곡차곡 쌓여 가고

 

일기, 오래 쓰니 이리 좋더라
내가 주인공인 대하소설
나만의 전용 타임머신
내가 가장 즐겨 읽는 책
조물주의 심정으로 ‘과거의 나’를 보는 재미
‘일생’이라는 커다란 조각 그림 맞추기

 

일기, 보태는 이야기
나를 살아 있게 해 주는 존재
잠옷처럼 편하고 종이처럼 참을성 많은 친구
족집게 점쟁이?
기억의 왜곡, 일기의 왜곡

 

일기, 이렇게 쓸 수도 있다
현재의 삶이 싫다면 원하는 삶을 써라
나만의 일기 형식을 찾아서 쓰자

 

글을 닫으며
부록 | 일기, 살짝 들춰 보다

미리보기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