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어린이 살림 그림책

맛있는 바다나물

야, 미역 좀 봐

양장 | 223×290 mm | 36 쪽 | ISBN 9788984281769

바다에도 나물이 있어요. 돌이나 바위에 붙은 미역, 톳, 김, 파래가 다 맛있는 바다나물이지요. 바다나물은 어떻게 뜯고 어떻게 해 먹을까요? 이 책은 경상남도 통영에 있는 바닷가 마을 이야기예요. 바닷가 마을에서 나고 자란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그림책으로 엮었습니다.

6~9세

펴낸날 2004-02-25 | 1판 | 글 보리 | 그림 백남호 | 감수 오윤식|

12,000원

10,800원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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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에 들나물이 있고 산에 산나물이 있듯이, 바다에도 철따라 짓는 바다나물이 있습니다. 사계절 내내 밥상에 오르는 미역, 김, 다시마, 채소가 떨어지는 겨울에 우리의 입맛을 돋워주는 톳, 파래, 꼬시래기, 모자반 들이 모두 바다나물입니다.

바닷 가 사람들은 바다나물을 양식으로 먹어 왔습니다. 양식이 모자랄 때는 지금은 먹지 않는 톳나물, 모자반, 지충이도 밥으로 해 먹고 살았다고 합니다. 바다나물은 사람뿐만 아니라 해삼과 전복과 같은 바다 생물들의 양식이 되기도 합니다.

물 빠지믄 그 서너 시간 안에 죽고 살고 뜯어야 한다. 갱물가에 개발 가자 이라고 가믄 졸졸이 통통이 들고 가얗고. 죽고 살고 파래나 산파래나 뜯어 갖고 밤에 짜 갖고 새벽에 폴러 가고 이래고 오믄 저녁 때 되믄 톳나물 뜯어 갖고 물에다 가마니째 척 놓는다. 많이 뜯는다. 뜯어서 갱물에다 채여 놓거든. 그라믄 톳이 살아 있거든. 장사가 오믄 한 가마에 얼마얼마 넘겨 버리고. 또 그 안 하믄 새벽장에 가서 팔고 와 갖고 물 나믄 또 뜯고 기지를 삼는기라. 기지를 며칠 씩 삼는 기라. 물만 나믄 전부 뜯으러 나가갔고 씻거 갖고 떠 갖고 또 팔러 가고 무치 묵고 일 안 하나 요새는 세상이 편해 갖고 그 안 뜯는기라. 전에는 물이 나믄 죽고살고 안 했나. 옛날에는 순 그거갖고 돈을 맨들었다. 아아들 학교 밑도 딱고. 물만 나믄 처니들이고 각시들이고 갱물에 살았는데 요새는 안 뜯어간다. 배아지가 불러서 많이 안 뜯어.”


통영에 사는 아주머니의 말씀대로 바닷가 사람들에게 바다나물은 귀한 양식이기도 했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바다 사람들도 먹을 만큼만 뜯지 시장에 내다 팔려고 바다나물을 뜯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양식으로 길러 낸 바다나물들이 대량으로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요즈음 사람들이 바다나물을 많이 찾지 않으니 그렇겠지요.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바다가 내어주는 소중한 먹을 거리를 어떻게 얻었는지, 우리가 먹고 있는 바다나물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야, 미역 좀 봐》를 어린이 갯살림 5번째 권으로 펴냈습니다.


갯가 사람들의 하루를 그림책에 담았습니다

일 년 중에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날을 영등시(음력 2월 17일)라고 합니다. 이 날에는 갯가 사람들이 너도나도 바구니를 들고 바다로 나옵니다. 바닷물이 빠진 뒤 미처 되돌아가지 못한 바다나물들을 뜯기 위해서죠. 통영 바닷가 사람들을 이 날을 ‘갱물가에 개발하러 간다’고 합니다.
갱물가에 나온 사람들은 굵은 돌밭에서 바지락은 캐고, 고둥은 줍고, 파래밭에 가서 여러 가지 푸른 파래와 까만 김을 뜯습니다. 돌에 붙은 미역은 따고, 톳은 벱니다. 큰 바위 밑에 가서는 물컹물컹 군소도 잡고 낙지도 잡습니다. 순이는 오빠랑 굴도 까 먹고, 미역에 성게알도 싸 먹고, 미역밭에 가서는 미역 따는 걸 거듭니다. 어느 새 바닷물이 들어와서 바다나물과 먹을거리들은 다시 바닷물에 잠기고, 마을 사람들은 들통에 바다나물을 가득 채워 돌아옵니다.


온갖 바다나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야, 미역 좀 봐》에는 바닷가 마을 사람들이 개발하는 모습과 통영시 산양읍 연명마을 전경이 색연필로 아름답게 그려져 있습니다. 특히 본문 가운데에 있는 펼침 장면에서 맑고 푸른 통영 앞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또 14가지 바다나물(청각, 파래, 고리매, 다시마, 모자반, 톳, 지충이, 미역, 꼬시래기, 불등풀가사리, 김, 개서실, 참도박, 우뭇가사리)과 바다나물을 하러 가서 함께 볼 수 있는 다른 먹을거리 12가지(보말고둥, 개울타리고둥, 대수리고둥, 군부, 전복, 멍게, 미더덕, 성게, 베도라치, 홍합, 해삼, 군소)를 세밀화로 하나씩 그려 놓았습니다. 본문 뒤에는 이 먹을거리들이 언제 어디에서 나고, 어떻게 잡고, 어떻게 해 먹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달아놓았습니다.
본문 그림 옆에는 돌에 붙어 자라는 자연산 돌미역을 따는 방법을 따라할 수 있게 한 단계씩 자세히 그려놓았고, 굴을 까 먹는 방법이나 성게 알을 미역에 싸 먹는 장면도 맛있게 그렸습니다.

미리보기 준비 중입니다.